무더운 여름날, 어떤 젊은이가
도를 닦기 위하여 깊은 산속에 은거하고 있는 도사를 찾아갔다.
험한 산길을 걷다보니 온몸은 땀으로 흠씬 젖었다.
젊은이는 도사를 뵙기 전에 땀으로 젖은 얼굴을 씻으려고 마당을 살폈다.
마침 마당 한구석에
살골짜기를 흐르는 물을 긴 대롱으로 받아 담기게 하는 통이 있었다.
젊은이는 곁에 있는 세수대야에 물을 가득 퍼담아 얼굴을 씻었다.
그런 다음 그 물을 마당에 홱 뿌렸다.
그때, 도사가 방문을 열고 나오면서 물었다.
- 그대는 왜 이곳에 왔는가?
그 말에 젊은이는 공손히 인사하며 대답했다.
- 예, 도사님의 제자가 되어 도를 닦으려고 왔습니다.
- 그렇다면 이 길로 당장 산을 내려가게.
- 아니, 그 말이 어인 말씀이십니까?
젊은이가 어리둥절하여 반문하자, 도사는 큰 소리로 꾸짖었다.
- 그대는 한 대야의 물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데,
어찌 그 어려운 도를 닦겠단 말인가!
그러한 도사의 꾸중에 젊은이는.
- "도사님, 저의 잘못이 무엇입니까?" 하고 다시 반문했다.
그러자 도사가 답했다.
"그대는 세수한 물을 그대로 버리지 않고 또 다시 쓸 줄 아는 아낌이 없다.
발을 씻고, 걸레를 빨고, 화초밭에 뿌리면 한 대야의 물이 얼마나 많은 공덕을 쌓겠는가?"
이 말에 젊은이는 크게 깨달았다.
그 후 아무리 작은 것이지만
절약하게 되었고, 그런 마음으로 도를 닦아 훌륭한 도사가 되었다.
절약은
돈이나 물건을
무조건 안 쓰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물건을 아끼거나
규모있게 생활하는 것 자체가
절약이다.
슬기롭게 아끼면서
쓸 곳에 쓰는 삶의 슬기가
절약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내면에 자신이 없을 때
외양의 꾸밈에만 관심을 갖는다.
《아이야 깨달은 바보가 되어라》
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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