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이리저리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사정없이 볼위를 스친다. 바람은 수많은 이야기를 실어나른다. 바람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며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구름은 유유히 하늘바다를 누비며 어디론가 흘러 흘러 가고 있다. 그 순간, 시간은 멈추고 세상은 잊혀지며 나만의 작은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바람아, 너의 여행지는 어디이니? 너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듣고 다니니? 나무들과 꽃들은 너와 함께 춤을 추고 햇살과 구름들도 너와 함께 울고 웃었을까? 세상의 비밀과 보지 못한 이야기, 모든 것이 너의 가슴속에 담긴 비밀. 바람이 지나가며 전해주는 메시지, 소용돌이처럼 뒤틀린 시간 속에서도 나에게 따스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바람의 속삭임. 바람은 중개자 같다. 바람이 불면서 나뭇잎들은 서로 대화하며..